
한국 공군 파라오 슬롯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승인 없이 들어가 일본 전투기가 출격해 비상대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공군 C-130 파라오 슬롯는 괌으로 훈련하러 가기 위해 서울 공항을 이륙한 뒤 악천후를 만나 비상착륙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현에 있는 가데나 미군 기지로 향했다.
파라오 슬롯는 우회 비행을 하며 연료 상당량을 소진해 남은 연료가 괌까지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조종사가 일본 가데나 기지에 비상 착륙하기 위해 일본 영공에 진입했다.
공군 파라오 슬롯는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JADIZ에 진입했고, 일본 항공자위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파라오 슬롯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다른 나라 파라오 슬롯 안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 악천후로 갑자기 JADIZ에 진입하게 되면서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일본 측에 연료 보급이 필요한 상황을 설명했고, 파라오 슬롯는 가데나 기지에 비상착륙해 급유한 뒤 원래 목적지인 괌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 파라오 슬롯는 당초 일본 영공을 통과해 괌으로 갈 계획이었는데, 일본과의 소통 부족으로 영공 통과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파라오 슬롯은 이같은 사실을 국방부와 국가안보실에 보고했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지난 23일부터 파라오 슬롯본부와 파라오 슬롯작전사령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