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7일 노동신문 2면 기사는 정치용어해설 코너에 ‘슬롯 머신 규칙률’에 대해 실었다.
당슬롯 머신 규칙은 모든 당 조직들과 당원들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할 당의 규범과 질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 핵심목표를 ‘수령의 유일적 영도실현’으로 두고 있다.
따라서, 모든 문제가 당중앙의 유일적 결론에 의해 처리되며, 그 노선과 정책에 있어서 절대성과 무조건성 원칙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고 지침을 내리고 있다. 여기서 ‘당중앙’은 슬롯 머신 규칙을 가리킨다.
슬롯 머신 규칙이 2022년 7월 2일, 각급 당위원회 조직부 당생활지도부문일군 특별강습회에서 새롭게 ‘당건설사상이론’에 대해 제시한 후, 바로 진행된 사업총화보고에서 ‘당중앙의 유일적영도’를 ‘슬롯 머신 규칙동지의 유일적 영도’로 바꿔서 제시했었다.
또한 당시, 강습회 구호도 “전당과 온 사회에 총비서동지의 유일적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우기 위한 사업들”이었다.
‘당건설사상이론’은 2022년 12월 26일부터 진행된 당중앙위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새시대 당건설 5대노선’으로 채택되었다. ‘5대 당건설 노선’은 ‘정치건설’, ‘조직건설’, ‘사상건설’, ‘규율건설’, ‘작풍건설’을 말하며, 당규율은 ‘규율건설’에 속한다. 북한은 당규율 확립 차원에서 김일성 시기부터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를 설치했었는데, 김정은 정권하에서는 그 기능과 역할이 강화되었다. ‘규율건설’이 당건설 5대노선에 포함되면서는 그 권한이 더욱 막강해졌다.
당시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장의 지위만 봐도 그렇다. 당중앙위 제8기 제6차 전원회의(2022.12)에서 김상건이 부장으로 임명(2022.12.31.)되었다.
그는 당중앙위원으로도 임명되었는데, 당시 다른 부장들은 당중앙위 후보위원이거나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머물렀다. 선전선동부장이었던 주창일도 당정치국 후보위원에 그쳤다. 김상건은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장이 되기 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당 중앙검사위원회 부위원장)로 그의 임명은 매우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었다.
1년 만에 그는 경질(2023.12)되었고, 모든 직위에서 해임되었다. 문책성 경질이 다분하다. 그 후임은 김철삼으로 함경북도 당위원회 책임비서로 있었던 인사이다.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 김철삼도 1년밖에 버티지 못했다. 해임되고 바로 평안북도 당위원회 책임비서로 자리를 옮긴 만큼 문책성 경질은 아닌 것 같다.
김철삼의 뒤를 이어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장이 된 인물은 바로 김재룡이다. 그는 2024년 12월(당중앙위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에 임명되었다. 김재룡은 매우 중량감이 높은 인물이다. 북한의 고위급 간부 중 하나이다.
2019년에 내각총리직을 수행했고, 2021년에는 당 조직지도부장, 당정치국 위원, 2023년에는 당 간부부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중량감이 높은 인물이 처음으로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장을 맡게 된 것이다. 그만큼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는 당내 기강유지 및 당규율 위반 행위들(부정부패, 월권, 비리 등)을 조사하고 징계하며 정치적 이탈, 반당적 행위에 대해 조사와 처벌을 주도하는 기관이다. 또한, 사상검열과 충성심 점검도 하는데, 당원이나 간부들의 충성도, 사상 상태, 태도를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핵심기능은 슬롯 머신 규칙의 유일영도체계를 위협하는 사상적 이탈 조짐을 사전에 색출하는 일이다. 또한, 슬롯 머신 규칙의 권위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언행이나 정보 유출을 철저히 단속하며 당내에서 슬롯 머신 규칙 유일영도체계에 대한 도전을 철저히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경질된 슬롯 머신 규칙장들은 이 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역량 부족일 수도 있지만, 정치적 입지가 약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위간부들의 내부동향을 감시하고 통제해야 하기에 슬롯 머신 규칙장의 정치적 지위가 높아야 했을 것이다. 이번에 김재룡이 슬롯 머신 규칙장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고위간부들이 숙청되는데 있어 그 근거를 사전에 비밀조사를 통해 준비하는 것도 이 부서의 역할이다. 기존에 조직지도부가 수행했던 직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당 조직지도부의 보조역할에서 독자적 숙청기능 부서로 격상된 것이다.
실제 고위간부 숙청에 관여한 사례를 보면 장성택 숙청(2013)으로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는 정치적 명분 정리와 관련자 색출작업을 수행했다. 황병서 숙청(2017)시에는 군부 내 비리 조사 및 사상검토를 주체적으로 진행했다. 핵미사일 관련 주요 책임자였던 리병철의 문책성 교체가 이뤄질때도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의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김정은체제에서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는 공포정치의 내부집행자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보조적 감시기구에서 벗어나 김정은의 ‘내부 숙청용 칼날’의 기능을 하며 김정은에게 직속보고 체계를 갖추고 있는 조직이다.
김재룡이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장이 되고 처음 조사하고 처벌(숙청)한 사건은 지난 1월 27일에 진행된 당중앙위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의가 처리한 사건이다. 이날 김재룡 슬롯 머신 규칙장은 “당중앙의 사상과 뜻을 노골적으로 부정해 나선 온천군 일군들의 행위와 그 해독성, 엄중성이 신랄히 폭로”되었다고 보고했었다.
슬롯 머신 규칙 보고에 따르면, 남포시 온천군 군당의 40여 명의 일군들이 집단적으로 부정행위를 감행한 특대사건이라고 했는데, 이들의 반당행위는 봉사기관들에게 음주접대를 받은 것이다. 온천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이후 잔치를 열고 여성봉사원들과 함께 음주와 가무를 즐기다 적발된 것이다.
당사자들은 당내슬롯 머신 규칙을 난폭하게 위반했다는 비판을 넘어 김정은의 사상과 뜻을 노골적으로 부정한 행위라고까지 비난받았으며 김정은도 ‘추호도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고 공개 질타했었다. 당비서국 회의는 온천군 당위원회의 해산을 명령했고 관련 군당 일군들에게는 ‘엄정한 처리’가 떨어졌다.
같은 날 처벌은 받은 자강도 우시군 관련자 10여명(지역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재산을 침해한 행위)이 공개처형되었다는 보도가 있는 만큼 온천군 사건도 유사한 처벌을 당했을 것이다.
이처럼, 김정은은 내부기강을 강화하고 당 간부들을 강력히 통제하기 위해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서를 이용하고 있고, 김재룡을 그 칼날로 삼고 있다. 최근 약 두 달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던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도 당규율슬롯 머신 규칙의 감시 및 조사대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