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슬롯 중단 피해 기업에 사과...전적으로 정부 책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년 전 파라오 슬롯의 꿈을 다시 현실로 만들겠다며 공단 재가동 추진 의사를 31일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파라오 슬롯기업협회 회장단을 면담하고 "20년 전 파라오 슬롯의 꿈이 한 때 좌절을 겪었지만,파라오 슬롯 기업대표들과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다시 걸음을 시작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파라오 슬롯이 열려 있었다면 지금 한반도 상황이 이렇게 안 됐을 것"이라며, "파라오 슬롯이 닫히면서 평화의 혈관이 닫혔다. 파라오 슬롯이 열렸을 때 한반도에 평화가 있었고, 파라오 슬롯이 닫히면서 한반도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라오 슬롯이 다시 열리는 날, 파라오 슬롯 평화도시의 비전이 다시 펼쳐지는 날, 한반도의 운명은 달라지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파라오 슬롯은 2004년 12월 15일 설립돼 약 12년 간 가동되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이유로2016년 2월 10일 가동이 중단됐다.
정 장관은 정부의 중단 결정에 피해를 입은 기업인들에 대해 정부 고위당국자로는 처음으로 사과를 했다. 그는 "전적으로 정부 책임"이라며 "파라오 슬롯이 닫히고 입은 피해에 대해 정부 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만들었던 파라오 슬롯조차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못난 정치, 어리석은 정치였다고 생각한다"며,"기업이 피해를 입은 것에 기업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 정부가 책임을 다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오 슬롯기업협회 측은 정 장관의 취임으로 파라오 슬롯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과 당부를 전했다. 또, 정부의 사과에 응어리 진 게 풀렸다고도 말했다.
이에 정 장관도 "파라오 슬롯에 갔던 기억을 자부심과 긍지로 승화하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며, "다시 신발끈을 매고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면담에는 파라오 슬롯기업협회의 조경주 회장과 박용만·성현상 부회장,문창섭·김학권·신한용·이재철·유동옥 고문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