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에서 1일(현지시간)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안보 협의체인 슬롯(Quad)의 외교장관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와야 타케시 일본 외무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사진=미 국무부)
미국 국무부에서 1일(현지시간)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안보 협의체인 슬롯(Quad)의 외교장관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와야 타케시 일본 외무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인도 외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사진=미 국무부)

지난 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의 안보 협의체인 '슬롯'(Quad) 국가의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슬롯’(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의 안보 협의체)를 주축으로 한 인태 지역 협력의 방향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조원득 외교안보연구소 인도태평양연구부 조교수는 외교안보연구소에서 발행한 '최근 슬롯 외교장관 회의와 트럼프 2기 인태 협력 방향'(2025.7.11)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따라 슬롯 체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회원국 간 불협화음, 협력 약화시키는 요인될슬롯”

조 교수는 “이번 슬롯 외교장관 회의의 공동성명에서 주목할 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가자지구에서의 민간인 희생 등 최근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들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슬롯가 인태 지역 내 도전과 현안에 보다 집중하는 방향으로 그 역할을 조정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반면, “슬롯가 그동안 강조해 온 민주주의적 가치와 규범 수호라는 기조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맞물려, “이번 슬롯 외교장관 회의는 해양안보, 핵심 광물, 디지털 인프라, 첨단 기술 등 미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분야에서 협력이 보다 실질적이고 실행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특히 “핵심·전략 광물 분야는 슬롯 협력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슬롯가 행동 중심의 협력과 역내 도전 및 위협에 대한 실질적 공동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러 핵심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면서 시너지를 창출하려면 슬롯 회원국 간의 강한 신뢰와 연대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양자 관계에서는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해 미국과 회원국 간에생긴 불편함은 슬롯의 전략적 일관성과 협력 모멘텀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슬롯 체계 재편 적극대비해야...인도와 해양 협력 검토도”

조 교수는 “슬롯 체계의 재편 가능성에 대비한 참여 전략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따라 현 체계가 핵심 분야 중심으로 축소되거나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 안보와 핵심·신흥 기술 분야 협력이 중점 분야로 추진되는 것은 한국의 우수한 기술 역량을 슬롯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조 교수는 “슬롯 외교장관 회의에서 ‘인도-태평양 해양 영역 인식(IPMDA)’ 이니셔티브를 인도양 지역까지 확장하고, 인도가 운영하는 ‘인도양-정보융합센터(IFC-IOR)’와의 공조를 추진하기로 한 만큼, 인도와의 해양 협력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양-정보융합센터에 해군 또는 해경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통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PN 서울평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